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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연재마당/홍시살이 by 손희정

3편 "개동이와 아가K, 그리고... 1" 나는 꽤 즉흥적인 사람이다. 진지하게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사실 별 생각 없이 멍을 때리고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결정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장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 나도 고양이를 데리고 올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홍시살이’ 2편에서도 잠깐 이야기했던 것처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나의 결정이 직접적으로 ‘생명’과 관계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숙고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오래전 함께 했던 한 마리 개에 대한 기억때문이었다. 그 개는 제대로 된 이름도 갖기도 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첫 직장에서 막 퇴사를 했을 때였다. 그러니까 10년도 더 된 일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몸도 마.. 더보기
2편 "가족이 된다는 것" [홍시살이] 2편.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땡글땡글 블로그에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홍시가 중성화수술 혹은 불임수술을 받았던 날 썼던 글이 떠올랐습니다. 언젠가 '중성화'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리할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오늘 올리는 글은 그 생각을 정리한 글은 아니구요. 수술을 시키면서/받으면서 홍시와 나누었던 '어떤 것'에 대해 기록했던 글입니다. [홍시살이] 2편은, 그날의 기록으로 갈음합니다. *********** 수술 첫 날 (묘하게도 저는 그날 에이프릴 카터의 을 읽고 있었군요.) 고양이를 집에 들이기로 결정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었다. 고양이 때문에 안락함과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을 견딜 수 있을지, 경제적으로 어렵지는 않을지, 키우다 귀찮아지는 건 아닌지 등의 .. 더보기
1편 “우리 둘은 함께,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2013년 12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청소를 할 때마다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먼지와 머리카락이다.” 어렸을 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은지, 요즘 청소를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 거립니다. “인생은 정말 먼지와 머리카락이구나.” 끄덕끄덕. 아, 참, 근데 제 인생에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털. 그리하여 제 인생은 먼지, 머리카락, 그리고 고양이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때마다 털을 뿡뿡 뿜어대는, 말 많은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털 뭉치 고양이의 이름은 홍시입니다.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는 도도하고 독립적이어서 혼자 사는 사람이 키우기에 딱이라고들 합니다. 영역 동물이라 동거인에게는 정을 주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