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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책 주요활동/길잡이 독서회

프랑스어 모임을 소개합니다

요상한 프랑스어 교양독서 모임

-김효진



소개드립니다. 마침내 독서를 할 수 있게 되는 그날이 당면의 목표가 된 독서회, ‘요상한 프랑스어 교양독서 모임입니다. 프랑스어 쌩초보와 초보, 그리고 거의 초보들이 모여 마스터 신양의 가르침 아래 프랑스어 제다이 기사()가 되는 그날을 향해 절차탁마하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현실은 스타워즈가 아니라 메멘토매번 지난 시간에 한 내용 까먹고 어버어버하다가 겨우 주말 지나면 또 까먹기를 반복하며, 비 활짝 갠 낮의 달팽이처럼 위태로이, 그러나 꾸준하게 프랑스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자고로 우공이산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언젠가 용될 날 있겠죠! 한 문단 안에서 사자성어를 두 개나 쓴 건 결코 프랑스어 공부에 대한 반동 아니라는 거

 

매주가 새롭고 처음인 것 같다 보니(죄송합니다, 마스터… ㅜㅠ) 모임의 역사도 기억해 내기가 어렵네요.;; 페북 땡땡책 페이지를 한참 스크롤해 보니, “아 베세데부터 시작해서 기욤므 아뽈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아래'를 읊고, '! 상젤리제'를 부르고, 쟝뤽 고다르의 '네멋대로 해라'를 감상하고, 마르셀모스의 증여론을 읽게 되는 그날까지를 천명한 마스터 신양의 글이 보이네요. 그 역사적 첫 시간이 628, 토요일 오전 1030분이었습니다. 이후 격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모임을 이어왔다죠.^^ (사실 비도 눈도 한 번도 안 와서 검증 불가하다는 건 안 비밀.)

 

아베세데의 첫 시간에서 être동사를 활용한 평서문과 부정문, 의문문의 기본 형태, 인사법, 숫자 세는 법, 연도와 계절, Il y a의 용법 등을 배웠고, 가끔은 프랑스어로 노래도 불러보는, 실로 알찬 커리로 세 달을 지나왔습니다. 그러나 선명하게 기억 나는 건 먹방뿐이라는 건 자랑.

 

대안 경제 전문가이기도 한 마스터 신양의 지도답게 수업료는 매주 조합원이라면 1만원 상당, 비조합원이라면 2만원 상당의 먹거리(를 비롯한 물품) 지참 혹은 그만큼의 적립금(주로 뒤풀이 용도가 아니라 되풀이와 땡땡에의 기여금 용도^^)으로 갈음되는 호혜롭디 호혜로운 공부 모임! 빵과 과일과 커피(와 가끔은 와인도?!)가 넘쳐나는 토요일 오전의 풍요는 배움의 기쁨을 배가시켜 주지요!


 

사실 프랑스어에 하루빨리 달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학원에 등록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2주에 한 번씩 모이는 것으로는 좀처럼 진전을 보기 힘들 거라고 볼 수도 있겠죠. 제 경우는 사실 높은 수준을 목표한 것도 아니고, 프랑스어->한글 번역문을 볼 일이 심심찮게 있는 제 직업 특성 때문에 생기는 필요에서 까막눈이나 면해 보겠다고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요. 학원 대신 이 모임인 이유는, 역시 학원이라고 하면 수험생 시절의 답답한 기분도 떠오르고 해서 무작정 싫은 것도 있었습니다. 물론 공부는 하기 나름인 것. 한때_사교()_올킬.txt의 훌륭한 선생님이 있으니, 충분한 의지가 받쳐준다면 어느 순간 마르셀 모스를 원서로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중요한 건 이 유쾌한 모임이 어떤 사람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 그것이 배움의 욕구라면 어떤 사람에게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배움에 고픈 자, 줄여서 배고픈 자(!)라면, 1011일 성산동 땡땡아지트 오전 1030분으로 예정되어 있는 다음 모임, 일단 나와 보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