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함께/조합원의 책장

조합원의 책장 : 박석신영

 

 

'땡땡책 조합원의 책장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

 
조합원의 책장도 구경하고 어떤 조합원들이 땡땡책과 함께하고 있는지 알리면 좋겠단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두 번째 책장은 5월부터 땡땡책협동조합 사무국으로 일하고계시는 박석신영 조합원입니다. 새로운 땡땡책 사무실, 을지로 패스트파이브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요. 

 

 

Q. 여긴 어떤 책장이죠?

이 책장이 다 대전집(친정)에 있어요. 책장에 남편 것하고 섞여 있어요. <인권을 찾아서>, <인권 오디세이>,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 <인문학이 인권에 답하다> 이런 책은 제 책이고요. <끝나지 않은 추락>,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이런 것은 남편 거예요. 이때 한창 인권관련 된 것 공부할 때였어요. 대전에서 일할 때, 월에 한 권씩 꼭 읽고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책을 가지고 이야기했어요. 그때 읽었던 책들이에요.

Q. 일하시는 곳에서 책을 읽는 문화가 있었나 봐요.

기관장이랑 몇 명의 활동가가 책 읽는 문화를 만들었어요. 일했던 곳이 피해자지원단체인데 사회복지단체이면서 또 운동단체이기도 하다 보니 공부를 시켰어요. 우리가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인드였죠. 이용자들을 대하는 태도, 사회운동의 지속성을 위해서 공부해야한다고 굉장히 설득을 많이 지속적으로 시켰어요. 당시에 설득이 되기도 했고, 동의도 했었어요. 그래서 4년 내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끔 너무 바쁘면 안 읽었지만.(웃음)

Q. 전에 하시던 일이 정확하게 어떤 일이셨어요?

성매매피해여성지원단체에서 활동했어요. 성매매‘경험’여성이라는 용어보다는 ‘피해’여성이라고 하죠. 그 이유는 법적인 지원을 ‘피해’여성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용어와 관련된 여러 정치적인 문제 등 많은 논란이 있는데 여기서 깊이 있게 이야기하기엔 너무 말이 많아지니깐 그냥 여기까지만.

저기 보라색 책은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방법>이란 책이에요. 이런 종류의 책을 한 번도 산 적이 없었는데, 활동가로 일하다가. “그래서 네 생각은 뭔데? 아니 좀 간략하게, 논리를 가지고 설명하라고!”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 때 “내가 당신들에게 잘 말해주리라!” 결심을 했고, 말을 잘하는 방법이 없나? 하며 찾다가 발견한 책이에요. 이제는 기억나는 부분이 거의 없지만, 일할 당시 이 책을 읽고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책의 내용대로 준비를 해갔었어요. 그랬더니 나중에 어떤 분이 “너는 좋겠다. 항상 대답할 말이 있어서”라고 했던 거 같아요. 하하(웃음). 책의 와 닿는 부분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는데, 친구가 댓글로 “언니가 쓴 줄 알았어. 언니 말투 같아”라고 한 적도 있어요. 제 말투랑 비슷한 책이라서 더 잘 읽혔나 봐요.

 

여기는 녹색 책장 옆인데, 페미니즘 관련 책들과 이것저것 섞여있어요. <일취월장> 이 책도 결국 일에 대한 내용이에요. 활동가로 있을 때 그만두기 전 1년 반 정도 상당히 전투적으로 일했어요. 밖의 활동이 아닌 내부에서요. 기관의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의견 대립이 많았거든요. 사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확장할 것인지, 이 노동은 착취가 아닌지, 제대로 된 임금을 주기 위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과연 우리에게 역량은 있나? 이런 논의가 너무 힘들게 진행되고 있었어요.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고 그냥 리더의 의견을 따랐다가는 활동가들이 다 죽어나갈 것 같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일’이라는 걸 어떻게 하면 협력해서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스스로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운’을 무시하지 않게 되는 교훈을 준 책이에요.  4년 내내 활동가들과 함께 읽은 책들이고 또 개인적으로 독서모임을 하면서 읽은 책들이기도 하고, 현재의 저를 만든 소중한 책들이네요.

 

 


여기는 올해 산 책들로 저희 집에 있는 책장이에요. 

Q. <우리 몸이 세계라면>는 어떤 책이죠? 

아직은 못 읽은 책이에요. 저자인 김승섭씨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에서 약자일수록 얼마나 더 아픈지에 대해서 사회적 구조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는 책을 쓰셨어요. 소중한 관점으로 질병을 바라보는 분이죠. 이런 분들이 자기 자리에서 꾸준히 연구물을 내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우리 몸이 세계라면도 읽어야 하는데..(웃음)

 

 

Q. 여기는 어떤 책장이에요?

제가 아끼는 책들이라서 저희 집에 있어요.

왼쪽 구석에  일본어로 된 <OZ> 만화책이에요. 읽지 못하는 만화책이죠. 중학교 때 너무 좋아하던 책이에요. 당시 중3이었는데 반에서 친구들이 제 만화책을 돌려 봤었어요. 그러다 도덕선생님까지 이 만화책을 빌려갔었는데, 저희 담임선생님한테 걸린거죠. 담임선생님은 만화책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때문에 저도 혼나도, 도덕선생님도 혼나고. 그리곤 제 만화책을 스스로 소각장으로 가져오게 해서 소각장에 버렸죠. 태워졌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어요. 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을 누군가 그렇게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생각하면 당치도 않은 일인데 당시에는 아무 말도 못했어요. 그 뒤에 다시 사고 싶었던 만화책인데 품절되었고, 결국 일본판을 샀죠. 내용은 사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똑같이 생긴 로봇들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데, 로봇이 결국 인간과 같은 감정이 있고 눈물도 흘리며 사람을 대신해서 죽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다시 읽고 싶은데 일본어라 못 읽어서 아쉽네요.(웃음) 



제가 제일 아끼는 책 두 권이에요.  타무라 유미의 <바사라>는 역시나 중학교 때부터 봤는데, 2000년대에 완결되었고, 그 이후에 나온 게 <7Seeds>인데 7Seeds는 2018년에 완결 되었어요 바사라는 중학교 때부터 소장했었는데 친구가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은 게 2번. 7년 전 쯤에 다시 구입해서 가지고 있죠. 1년에 한 번씩 꼭 읽는 책이에요. 왜 이렇게 좋아했는지 작년에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여성주의적 시각이 한가득 담긴 만화였어요. 내용은 대충 운명의 아이라면서 남녀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시작해요. 쌍둥이 중에 남자아이를 콕 찍어 운명의 아이라고 예언하죠. 그 운명의 아이는 현재의 폭력적인 왕을 위협하며 엉망인 세상을 구할거라는 예언이에요. 헌데 세상을 구하기도 전에 남자아이가 그 왕에게 죽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절망할 때에 여자 쌍둥이가 운명의 아이는 죽지 않았음을 알리며 남자쌍둥이로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에요. 결국은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상당히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너무 좋은 책이에요. <바사라>가 세상이 멸망하고 각 나라들이 세워진 이후의 내용이고 <7Seeds>는 지구가 멸망할 것을 예상하고 미래에 사람을 남기기 위한 프로젝트 이름인데 그 프로젝트에 투입된 사람들의 이야기에요. 정말 저는 상상할 수 없는 디테일이 가득한 만화에요. 만화를 다 보고나면 그래도 살아남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정작 나는 먼저 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구가 집에 놀러 와서 바사라를 1박 2일 동안 다 보고 갔는데, 대단한 만화라고 칭찬했죠. 돌려주신다고 약속해주시면 빌려드릴 수 있어요.(웃음)

Q. 땡땡책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지금까지 제가 만나왔던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다름에 반해서 계속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향도,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정말 다르고 낯선 곳이에요. 잘 적응하고 스며들고 싶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좋은 책을 알리고,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거. 땡땡에서 이것만큼은 꾸준히 같이 하고 싶어요. 

 


책구매는 북크러쉬에서 해주세요!

배송비도 무료이고, 정가에서 10%할인하고 있습니다. 

추천책뿐만 아니라 구매하려고 했던 책을 북크러쉬 땡땡책협동조합 페이지에서 구매해보세요.

책 판매 수익의 100%가 땡땡책협동조합에 지급됩니다.

북크러쉬 땡땡책협동조합 페이지 링크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당신이 설명을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www.bookcrush.co.kr

 

일취월장

일을 잘하기 위한 8가지 원리

www.bookcrus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