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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조합원의 책장

조합원의 책장 : 이용석

 

 

땡땡책협동조합 조합원의 책장구경!  네 번째 책장은 땡땡책협동조합 이사인 이용석 조합원입니다.

 

 

여기는 우리집에 보관용 책들, 여기에 있는 책들은 잘 보지 않아요. 뭐 찾아봐야할 때 보는 책들이에요. 한 때는 분야별로 주제별로 딱 정리해놨는데, 살다보니 섞여요. 여기는 철학과 페미니즘으로 모아놓은 책장이에요. 내가 철학책은 별로 안좋아해서 대학교 때 세미나할 때 읽은 책들이 좀 있어요. 재미없어서 거의 안읽었어요. 내가 읽은 철학책 중에 유일하게 재미있었던 건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구조주의 철학에 대해서 우치다 타츠루 선생이 쓴 책. 아마 글이 쉬워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페미니즘 책도 요즘 산 건 여기 없고, 주로 예전에 읽었던 거랑 출판사 다닐 때 샀던 책들. 여기는 지금 내 삶에서 계속 빼보게 되는 책들은 아닌거죠.

 

 

여긴 침대 옆에 있는 책들이에요. 최근에 읽은 책도 섞여 있는데 분류하기 애매해서 그냥 쌓아두는 중이에요. 분야 상관없이 있어요 그래서 이 중에는 자주 읽는 책도 있고, 아닌 책들도 있고, 받은 책도 있고요. 

Q. 여기서 자주 읽는 책은 뭐예요?  

자주 찾아보는 책은 <정희진처럼 읽기> 이거는, 인용할 것들이 좀 있어서 찾아보는 편이에요. 정희진 선생님의 서평 기사를 연재한 것을 묶어서 낸 책인데, 선생님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좀 다르게 해석하시기 때문에 자주 참고해요. 내가 주로 찾아보는 챕터는 전쟁, 평화, 군대 관련된 부분이에요. 원래 선생님이 평화학 연구자니까. 그 챕터들에서 많이 인용하거나 뽑아 올 내용이 있기 때문에 자주 찾아보는 책이에요. 

 

 

<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 이건 내가 편집한 책이에요. 테사 모리스 스즈키라는 일본계 호주 연구자가 쓴 책이에요. 주로 북한을 연구한 사람인데, 이 사람이 100년 전 20세기 초반에 영국인 여성화가가 여행했던 루트를 그대로 밟아요. 만주에서 시작해서 금강산까지 가는 여행인데 그때도 동북아시아 정세가 러시아, 청나라, 일본, 조선이 난리 법석일 때였어요. 이 책이 나왔던 시점도 동북아 정세가 비슷했어요. 박왕자씨가 금강산에서 피격된 직후에 쓴 책이에요. 여성화가의 여행코스를 따라가면서 10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서 현재를 모색하는 역사여행 에세이면서 정치학 책일 수 있고요. 둘 다 여성이고, 그런면에서 여성학 책일 수도 있고, 굉장히 재미있는 책인데… 안나가더라고요. (웃음)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이 책도 재미있게 봤어요. 문승숙 선생님이 쓰신 책이에요. 한국 70-80년대 노동운동에 대한 내용일 수도 있어요. 한국정부의 근대화가 군사주의화였고, 노동자들을 규율된 몸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요.  70년대, 그렇지 않았던 여성노동자 위주의 경공업에서 80년대 중공업으로 넘어가면서 노동시장 자체가 굉장히 군사화 되어있다. 군대 다녀온 남성들의 군대 상명하복식의 문화가 그대로 공장으로 들어오면서,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가 되었다는 내용이에요. 나는 이거 꼭 읽어보라고 강추하는 책이에요. 

 

 

음~! 여기있는 책들은 내가 다 읽은 책이에요. 다 재밌었어요. <공부가 되는 글쓰기>, 제가 글쓰기에 관련된 책은 보통 잘 읽지 않아요. 뻔 한 것 같기도하고요. 이 책은  달랐어요. 제가 서평도 썼어요. 윌리엄 진서라는 미국 교수가 쓴 책인데, 글쓰기가 국어 수업이나 문학 수업 때 배우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잖아요. 여기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글쓰기가 배움의 중요한 방식이라고 주장해요. 책에는 미술, 수학, 물리, 화학, 음악,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표본이 될 만한 훌륭한 글들을 뽑아서 모아 놓았어요. 이 글들이 아주 도움이 많이 되요.  

<백인천 프로젝트> 이 책도 재미있었어요.  미국야구에서는 1941년 이후부터는 4할 타자가 사라졌다고해요. 그 이유를 야구광이면서 진화생물학자였던 스티븐 제이 굴드라는 사람이 프로야구 리그도 일종의 생태계여서 서서히 안정화를 거친다는 연구결과를 냈어요. 안정화가 되면서 4할 타자가 사라졌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도 1982년 백인천 선수 이후로 4할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를 다양한 배경을 가진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통계학적, 야구학적으로 한국야구에 대입해서 설명해요.  집단지성이 발휘되어 나온 흥미로운 책이에요. 

 

Q. <한국 가요 정신사> ? 이 책은 뭐에요?

그 책보다 바로 옆에 있는 제목이 잘 안보이지만 <한국 팝의 고고학>, 이 책을 먼저 보게됐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1960년대에서 1980년대 대중음악과 당시 시대를 분석한 책이에요. 익숙한 70,80년대 대중음악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왔어요. 노래 가사와 이미지들, 당시 노래가 나왔더 시대들을 알 수 있는 뮤지션 인터뷰도 풍성하게 들어가있어요. 

 

 

Q. <자주국방론> , <군수산업의 사회학> 여긴 어떤 책장이에요?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무기에 대해서 이해했어야 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거에요. 활동가들도 여자이고, 다들 병역거부자들이라서 한국 무기와 군대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그래서 우리가 저항하려고 하는 세력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읽었던 책들이에요. 

Q. 지금 전쟁없는세상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어요?

크게 세가지의 핵심적인 활동을 하고 있어요. 병역거부 캠페인, 비폭력 프로그램, 무기감시 캠페인이에요. 전쟁없는세상은 전쟁이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어요. ‘전쟁없는세상’을 위한 투쟁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전쟁을 가능케 하는 일상 속, 사회 구조 속 다양한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어요.

 

이건 사무실 책장이에요. 업무용으로 요즘 가장 자주 들춰보는 책들이에요. 

 

 

Q. 최근에 읽었던 책은 어떤 거예요?

<가만한 당신>, 책이 나왔을 때, 다들 좋다고 읽어보라고 했었어요. 읽지 않다가. 최근에 읽게 되었어요.  작가인 최윤필씨는 한국일보 기자인데, 매주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했던 사람에 대한 부고기사를 썼어요.  그 칼럼 중에 선별해서 모은 책이에요. 정말 좋았어요. 꼭 읽어보세요. 

 

 

서경식 선생님 책을 좋아했어요. 왼쪽에 있는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이 책이 가장 처음 읽은 책이에요. 그때부터 서경식 선생님 책을 계속 샀어요.  이 책장에 서경식 선생님 책이 몇 권있고요. 프리모 레비 책도 있어요.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 갇혔던 사람이고 화학자였어요. 여기에는  <주기율표>, <이것이 인간인가> 책만 있는데, 저는 <가라 앉은 자와 구조된 자> 이 책을 가장 좋아해요.  아우슈비츠라는 참혹한 경험을 하고서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런 글을 썼구나 했어요. 저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여기는 시집이 있는 책장이에요. IMF가 왔던, 우울한 고등학교 시절에  들었던 노래들이 안치환의 노래였어요. 당시에 자주 들었던 안치환의 노래가 김남주의 시에 붙여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처음 본 책이 <저 창살에 햇살이1> 이었어요. 그때부터 김남주시인의 시를 많이 봤어요. 김남주씨가 시는 저항의 도구라고 했는데, 저도 이런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