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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여기저기 땡땡책모임

101번째 독서모임[지극히 문학적인 취향] - by 탤탤

나는 종종 ‘성실한 독자’로 오해받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주로 새로운 이야기에 이끌려 책을 읽었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어왔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그저 습관처럼 (글자만) 읽었다. 종종 감응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읽는 행위가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떠올려 보면, (내 기준에)고급진 취향을 가진 인간으로 사람들에게 읽혀지는것, 그 정도였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읽는 맛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페미니즘을 접하고 나서 부터였다. (뭐 이런 클리셰같은 간증인가 싶지만) 바깥의 시선으로 나를 판단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자, 나에게 새로운 문학의 세계가 열렸다. 때마침 나는 너무나 존경스러울 만큼 열심히 읽고 쓰고 공부하고 싸우는 여자들을 만났다. 이렇게 엉성한 나도 이 여자들 옆에서 알짱거리고 싶다, 힘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그러면서 나도 조금씩 배우고 바꿔내고 싶었다. 그때부터 좋은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영화도 보고, 모임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도 하며 살았다. 너무 소소한 변화일지 모르지만, 조금씩 바뀌어 온 것은 내가 여전히 주변에서 알짱거리고 있는 그 여자들 덕분이다. 작년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독서회에 이어, 글쓰기와 비평의 신세계를 열어주신, 존경스러운 문화연구자 오혜진 선생님도 나에게 그런 분이다. 그가 가르쳐주는 비평은, 문알못이며 고작 내 발끝만 보고 사는 나의 시선을 천리안(응?)만큼이나 넓혀주었다. 그의 말과 글은 문학 비평으로 시작하지만, 이 작품을 둘러싼 말, 글, 의도, 분위기, 시선을 경유하여 결국은 나의 가치관을 들여다보게끔 한다. 그러니, 오혜진 선생님의 신작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을 겨우(!) 한 번 만 읽을 수 있겠는가.(자랑)

시간이 지날수록(배움이 커질수록)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새롭게 애정하는 작가가 생기긴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생각과 의문. 내가 떠나보낸 작가들은 죽을 때까지 잘 먹고 잘 살 거 같은 분노와 억울함(....응?). 하지만 내가 애정하는 작가들의 글은 계속 보고 싶고, 나는 이 문학들이 너무 좋다는 것.

과연 나같는 한 명의 독자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나 같은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나 스스로 만큼이나 이 사회가 바뀌길 바라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한 권의 책은 단 한 명의 독자라도 바꿔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그러니 나는 겨우 한 명의 독자이지만, 부지런히 읽고 떠들어서 내가 여기 있음을 증명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어딘가에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한국문학을 떠나는 대신) 이 책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들과 막 이야기 해봤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땡땡책 협동조합에서 하는 길잡이 독서회에도 자꾸자꾸 오고 그랬으면 좋겠다.

by 탤탤

 

5월의 101번째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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