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2일, 저녁.
간만에 금산에서 상경한 박진환 샘을
'아이처럼 살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도서관 앞에서 만나
종로바닥에서 치맥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다 땡땡이가 되었나?
환. 전유미한테 끌려왔다. 촌에서 땡땡책협동조합이 뭐하는 곳인지 어찌 알았겠나.
스스로를 소개하면?
환. 논산훈련소가 있는 논산에서 열심히 아이들하고 산다. 논산내동초등학교에서 지금은 체육 전담을 맡고 있다.
초등교사가 담임 아니면 교과 전담이지 뭐.
윰. 하던 일도 많지 않나?
환. 다 그만뒀다. 옛날엔 전교조 지역 사무국장도 하고, 참교육실천부장도 하고,
이러다가 초등도 교과모임이 있어서 전국국어교과모임 연수국장, 사무국장, 회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다 일찍 단명했다.
(능력자다^^;;)
대기업과 똑같아서 40대 되면 다 퇴출당해서..
(자기가 그만둬 놓고!)
40대 되면 그만 둬야 한다.
삶의 지향은?
윰. 뭘하고 싶은 사람인가? 지향하는 삶이랄까?
환. 무슨 그런 거창한 이야기를 하나?
윰. 뭐가 거창한가? ‘이렇게 살고 싶다’ 뭐 이런 얘길 해달라는 거지..
환. 요즘은 그런 것도 헷갈린다.
열심히 좋은 선생하고, 학교, 교실 속 교사로 머물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는데,
잘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러 조직생활도 그만둔 상태라 올 한 해는 어떻게 살까 생각도 좀 정리하고 책도 좀 쓰려고 한다.
박진환에게 땡땡책협동조합은 뭔가?
환. 내가 좋아하는 친구 전유미가 열심히 살고자 하고,
뭔가를 새롭게 해보려고 하는 그런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그 뜻에 동참하면서 돈만 내는 조합원이다.
그것도 2만원이나 낸다. (웃음)
2만원씩이나 내는 조합 여기밖에 없다.
윰. 감사하다^^;;
땡땡에 바라는 것
환. 내가 바라는 것보다 땡땡이 나한테 바라는 게 있지 않을까?
윰. 물론 있다! 바쁜 일들이 좀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 변변치 않은 서평이라도 올릴 데가 있으면 올리겠다.
윰. 독서모임을 지역에 뿌리내려주심 좋겠다.
환. 초등 교사들이 교과모임도 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윰. 그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금도 하고 있는 공부모임이 있지 않나.
전혀 다른 테마의 뭔가를 만든다기보다 자기 삶의 바운더리 안에서 이렇게 저렇게 하나씩 만들어 가면 되지 않을까.
박진환이란 교사가 있고 거기서 이러저러한 공부모임을 하고 있는 게 있다,
지역에도 몇몇 조합원들이 있지만 연결고리를 만들기가 어렵다.
이분들은 도대체 조합에서 뭘 얻고 있을까 고민스럽다.
환. 지역에도 조합원이 많나?
윰. 많지는 않다. 섬처럼 존재하는 분들이 좀 있다.
환. 그 분들은 왜 가입했을까?
윰. 이분들한테 조합이 뭘 주고 있나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
후원 개념이든 뭐든 연결고리가 뚜렷하면 어떤 의미겠구나 파악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스스로에게 어떤 파워가 있어서 땡땡의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어내거나 하면 좋은데,
홀로 존재하는 분들을 보면 어떤 필요에 의해 가입을 하셨을 텐데 조심스럽다.
환. 난 필요하진 않았다. (웃음)
윰. 안다. (웃음)
여튼,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거점이 되어 이런저런 모임을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면 좋겠다 싶은데
부탁드리긴 죄송한 상태다.
환. 이걸 녹음해서 글로 정리하나?
윰. 그렇다.
환. 날 것 그대로 옮겨 달라. 전사!
윰. 그래서 땡땡에 바라는 건... 조합비 인하인가? (웃음)
환. 이제 조합이 안정된 것 같으니 만원으로 깎아 달라.
윰. 아직 안정화 안 됐다. 올해까진 2만원으로 해달라.
환. 알았다. 올해까진 그러겠다.
땡땡에서 함께 해 보고 싶은 것
환. 지금 내 앞길도, 내 발에 떨어진 불똥도 처리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생활을 2-3년 하면 좀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윰. 샘이 2-3년씩이나 이렇게 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올해만이라도 이렇게 살면 다행이지 않나?
환. 맞다. 내년엔 혁신학교 들어갈 것 같고, 이 생활도 올해가 끝일 것 같다. 은근히 내년에도 못 가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윰. 공식 질문은 여기까지다. 땡땡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환. 어떤 조합이든 사람들이 뜻을 모아 만든 이런 협동조합들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중간에 없어지거나 그만두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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