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친구출판사의 새 책

라희의 소원나무/숨쉬는책공장

가격 13,000원/조합가 11,700원


더불어 사는 사회, 누구나 행복하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너와 나에게 보내는 희망

 

장편 소설 라희의 소원나무숨쉬는책공장 청소년 문학시리즈 첫 권입니다. ‘숨쉬는책공장 청소년 문학시리즈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너와 나,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숨 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 가는 문학 작품을 담아냅니다.

라희의 소원나무를 쓴 윤영선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라희가 내 마음에 들어온 건 한반도에 집단 분향소가 차려지고 통곡의 물결이 또 한 번 지나며 노란 리본이 사람들의 가슴에 안기던 끄트머리쯤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라희의 이야기가 시작된 터라 라희의 소원나무는 세월호와 함께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갑작스런 이별, 막을 수 있었던 이별

라희의 소원나무속 주인공인 중학교 2학년 라희는 수학여행을 갔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라희가 떠나간 후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은 슬픔에 잠깁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슬퍼하는 동시에 자꾸만 석연치 못한 생각이 듭니다. 경찰은 학생들이 탔던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가 사고의 원인이라며 마무리 짓지만 선생님은 사고가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인재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라희와의 이별이 갑작스러운 이별이 아니라 막을 수 있었던 이별이라고 생각하고 어른들의 검은 마음으로 생긴 사고의 진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애씁니다.

 

별책 부록처럼 얻은 시간들

담임 선생님은 사고의 진짜 원인을 밝히려고 동분서주하는데 라희도 함께합니다. 목숨을 잃고 영혼인 상태로 세상에 잠시 머물게 된 라희는 담임 선생님과 의사소통을 하며 선생님을 돕습니다. 책의 덤으로 받는 별책 부록처럼 라희는 영혼으로나마 세상에 더 머물며 삶의 시간을 조금 더 얻게 됩니다. 그 시간 동안 라희는 선생님을 돕는 한편 자신이 떠나 슬퍼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며 미처 하지 못한 작별 인사를 합니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며 아픔을 치유하는 사람들

라희는 소원나무 상자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소원나무 상자는 라희의 소원들을 열매로 매달아 놓은 작은 소원나무가 들어 있는 상자입니다. 라희가 죽은 뒤 상자를 열어 본 라희의 부모님과 친구 재은이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라희의 소원들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 나갑니다. 그러면서 라희 부모님과 친구들은 라희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아픔을 치유해 갑니다. 또한 라희가 만들고 싶었던 사회, 라희가 살고 있었던 세상을 알게 되고 더불어 사는 사회, 누구나 행복하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고 그런 세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특히 라희네 엄마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라희의 바람을 반대만 하다가 소원나무의 소원들을 풀어 가며 라희를 더 이해하게 됩니다.

라희가 영혼으로나마 살다 가고 남기고 간 별책 부록처럼 짧은 시간은 우리에게 깊고 긴 감동과 꿈, 희망을 전해 줍니다.

 

지은이

윤영선

1965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단국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1년 제5회 웅진주니어문학상 장편동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제12회 푸른문학상에 청소년중편소설이 당선되었어요.

지은 책으로는 수탉이 알을 낳았대,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국 아홉 동이 밥 아홉 동이, 잃어버린 미투리 한 짝, 도대체 공부가 뭐야?, 나는 블랙 컨슈머였어!, 성경인물 고사성어, 괜찮아요, 할머니!, 박씨 성을 가진 노비, 글쓰기 대장 나가신다!, 장영실과 갈릴레오 갈릴레이, 나는 나를 사랑해!가 있고 국 아홉 동이 밥 아홉 동이쌀 나오는 바위는 초등 4학년 2학기 국어활동 책에 수록되었습니다.

 

 

차례

내 몸은 가볍다

괜찮아. 엄마, 열어 봐!

재은이를 부탁해!

재은이와 나, 쌍둥이처럼

바꿔치기 또 바꿔치기

내 목소리가 들려요?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엄마가 변했다!

부탁해요. 선생님!

너무 늦기 전에

동참

집짓기 프로젝트

마을 전시회

진로 선택

길 위의 도서관

이별의 시간

작가의 말

내용 발췌

 

, 소리가 났고 쿵, 부딪쳤다.

혼돈으로 빠져드는 듯 어지러움을 느꼈다.

아우성치는 소리가 잠시 들리더니 곧, 멈췄고 온통 캄캄해졌다.

누군가 내 손을 잡는 것 같았지만 찰나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무서웠다.

세상이 블랙홀에 빠진 것 같았지만 내 의식은 분명하고 또렷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라희야, 미안해. 이 상자를 너무 늦게 열어 봐서 정말 미안해.”

엄마는 중얼거리며 상자 뚜껑을 연다. 상자 안에 놓인 나무를 조심스럽게 꺼내더니 책상 위에 세워 놓는다.

엄마, 내가 그 나무 이름을 <라희의 소원나무>라고 지었어. 열매 위에 적힌 숫자 순서대로 떼어 펴 봐. 내 소원을 적어 놓았으니까.’

엄마는 1이라고 적힌 열매를 떼어 아빠에게 내민다.

아빠는 엄마가 하는 모양을 보고 있다가 엄마가 내민 열매를 받아 들고 색종이를 펼친다. 아빠 손이 떨린다.

첫 번째 소원.”

아빠가 소리 내 읽는다. 목소리가 비 오는 날처럼 축축하다.

- 21쪽 중에서

 

재은이는 내 글씨를 흉내 내 색종이에 써 넣는다. 그러고는 열매를 접어 나무에 붙인다. 상자를 닫고 책꽂이 중앙에 갖다 놓는다.

역시 재은이는 머리가 좋아.’

나는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하지만 기분이 별로다. 내 소원을 왜 재은이가 고쳐 놓고 시치미를 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재은이가 이렇게 엉큼한 애였나 생각하니 배신감이 든다. 나머지 다른 소원도 재은이가 다 고쳐 놓을까 봐 걱정이 된다. 만약 재은이가 고쳐 놓는다면 내 소원은 물거품이 되는 거다. 이뤄진다 해도 그건 내 소원이 아니고 재은이 소원이니까.

- 64~54쪽 중에서

 

관광버스가 뒹굴 때 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갑자기 어지러워지더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누군가의 손을 잡았다가 놓치고 눈을 떴을 때 나는 집에 와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목소리를 잃었고 엄마 아빠는 내 말을 듣지 못했으며 나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 67쪽 중에서

 

라희야, 그 날 사고. 좀 이상해. 내 말 듣고 있니?”

. 선생님, 말씀하세요.’

경찰에서는 그 날 사고를 운전자의 졸음운전 때문이라고 매듭지었지만 졸음운전 아니야.”

졸음운전?’

. 졸음운전. 그 날 일, 나 똑똑히 기억해. 내가 운전석 뒤에 앉았거든. 기사 본인도 소풍 가듯 콧노래 부르며 운전했는데 무슨 졸음운전이야.”

- 90쪽 중에서

 

나는 어깨를 움츠린다. 범죄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무섭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죄까지 뒤집어쓰는 이 아저씨가 두렵다.

아저씨는 쓴 글자들을 또 지운다.

양심 고백은 경찰서에 가서 해야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아저씨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른들의 세계란 참 모르겠다. 수채화 그림 위에 검정 크레파스로 덧칠한 아무것도 안 보이는 탁한 그림 같다. 감추고 또 감추고 속이고 또 속여서 안을 전혀 들여다 볼 수 없는 어두운 그림 같다. 어두워서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그게 어른들의 세상에서는 아무렇지 않은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두렵고 무섭다.

어른들은 왜 있는 그대로 다 보여 주지 않는 걸까?'

- 108쪽 중에서

 

행복한 집, 그 자체만을 꿈꾸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엄마는 깨달아야 한다. 엄마는 다 가졌기 때문에 부족함을 모른다. 하지만 엄마가 지금 많은 것을 인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내 생각을 하며 손수 망치질해 만들어지는 집 한 부분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을 안고 입주할 사람을 생각하며 힘든 시간을 견디는 중이다. 힘듦을 참지 못하는 엄마가 행복을 가꾸어 갈 집을 만드는 일에 일손을 보태며 결코 쉽지 않은 오래 참음을 실행하는 중이다.아빠는 누구보다 엄마의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엄마를 위로하고 있다.

- 179~180쪽 중에서

 

가야 할 길이 서로 완전히 달라졌음을 나는 확실히 안다.

내 가족은 나하고 갑작스런 이별로 아파한다.

그 아픔마저 삶으로 끌어안고 살아야 함을 나는 안다.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그 날이 완전한 삶의 완성이다.

지금 이별의 슬픔은 행복한 재회, 그 날을 위해 인내하는 과정이다.

나에게 별책 부록 같은 짧은 시간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나는 간다.

추억 속의 내 이름 라희를 기억하면서.

- 에필로그 중에서

 

더불어 사는 사회, 누구나 행복할 권리, 평등하게 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라희의 소원나무가 청소년들에게 꿈이 되고 희망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