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2019년 6월 13일(목))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 길잡이 독서회 두번째 날이었습니다.
2장은 3장과 함께, 이미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독서 이후 이런저런 책과 글, 이런 저런 장소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이 반복된 때문인지, 했던 얘기 안하자는 자기 검열이 좀 작동하기도 한 듯 처음에는 몇번의 pause가 있기도 했지만 이내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2장이 제게는 한국 문학작품들을 잘 모르기도 하지만 사실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덮어버린 작품들도 상당히 많았고, 거론하고 싶지 않아 그냥 쌩까버린 인물들 애기도 많아서 읽었지만 어제 얘기들을 하셔서 알게된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글에서는 정중하고 우아하게 언급된 내용들이라 더 알아채지 못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개 얘기는 충분히 감명깊었습니다)
책 내용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자면,
남성들만 등장하는 서사들의 문법과 남성중심 '민주주의' 정치권의 정치기획들이 서로 호응하며 그들만의 운동장을 유지하려는 오구오구 우쭈쭈들에 대한 우아한 저격이 있었고요.
페미니즘 서사의 부상에 곤혹하며 '정치적 올바름'을 지적했던 백래시 비평들의 허접을 들추는 작업들이 재미있었어요. 동시에 페미니즘 서사가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다원적 주체들'에 주의하기를 요구하는 보다 페미니즘에 충실한 서사와 독서를 제안을 더합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말하기 까다웠던 주제가 여성지도자 혹은 여성권력 문제였습니다. (책에서는 "퀸"이라 불린 독신 여성 대통령(의 문제들)의 문제와 함께 박근혜 이후 여성권력 문제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권력은 욕망할 수 있겠으나, 누구나 나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고, 대표성이라는 것이 권력인가?는 늘 물음표입니다. 내게 정치가란 단지 내가 해야할 말을 대신 하는 대변인/변호인의 존재일 뿐인데, 그(녀)가 쥐려는 권력은 늘 수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이라고 해서 그 기준을 보류할 수는 없겠다 싶어요. 혹시라도 다른 차원의 우주에서 내가 권력의 장 안에 들어간다해도 권력은 늘 당연하면서도 수상해야 한다고 생각되고요.
아마 다음 모임이 되어도 오비어천가는 계속되겠지만 질문들이 생길 것같긴 해요. 우선 4장 제목 "우리 각자의 솔기와 봉합선"도 너무 제 취향입니다만 무슨 의미로 쓰였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다음 주에 자세히 들어봐야겠습니다.
by 조합원 박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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