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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의 일상/땡땡책 운영진 이야기

땡땡의 하루를 기록하기로 하다_지난 하루들(2)

오늘부터 땡땡책협동조합의 하루를 기록으로 남겨볼까 해요. 날마다,는 자신없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통해, 공간을 통해 전과는 다른 세상을 마주하면서 드는 잔상 나부랭이와 땡땡에서 벌어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으면 좋겠다, 싶네요. 어느새 땡땡이 만들어진 지도 1년이 훌쩍 지났고, 고사이 새로 알게 된 분들만 190명을 넘기고 있어요. 이 소중한 일상,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 일단 드문드문이나마 기록해 놓은 것부터 옮겨놓고 이어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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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리고 창립 총회_땡땡책롸이프.131004_05.|

창립 총회 전 사무국 운영 방안을 정리해야 해서 낑낑거린 날.

미리 준비해 놓았어야 했는데, 총회를 하루 앞두니 간만에 스트레스다. 그래도 역시, 마감이 있으니 집중은 잘 되더라는. 간단하게 정리하면 독서 모임을 바탕으로 한 도서 직거래망을 구축하고 이 체제가 가능하도록 사무국이 움직이는 방식인데, 건조하다. 하지도 못하는 책 장사를 하려고 땡땡책을 만든 건 아니니, 내가 바라는 삶과, 땡땡책에서 무언가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바람을 같이 담아내었으면 했다.

아무리 좋은 일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후지면 끝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매력 있어도 시스템이 후지면 역시 오래 못간다. 이 둘을 연결해서 일단 마무리 지었다. 모임이 사무국을 지원하는 체계, 4시간 노동제, 자율 출퇴근제와 업무지에 관한 자율까지... 지속가능하길 바라고, 나만 누리는 게 아니라 땡땡책에서 활동하는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갖추면 좋겠다.

출판 등록과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소재지를 증명해야 한다. 교육공동체 벗 사무국을 나눠 쓸 경우, 벗과 땡땡책의 전대계약서, 벗의 임대계약서, 건물주 사용 허락서가 필요하댄다. 어제 전대계약서랑 임대계약서는 준비했고, 건물주 사용 허락서만 남았는데, 건물주가 6시에나 오신다 하여, 기다리다 허락을 받았다. 승훈 선배가 많이 도와줬다, 밑줄 쫙!

밀양 사태로 대한문에 나가 있는 민수님이 어제 SOS를 쳤는데, 미사가 끝나갈 무렵에야 도착해서 잠깐 안부만 여쭙고 왔다. 다행히 현철 샘이 민수님과 함께 해서 안타까운 마음은 쪼끔만 들었다. 밀양 문제는 땡땡책 식구들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이미 프로젝트 독서회도 꾸렸고, 밀양 팜플릿도 펴냈다. 용석 샘의 긴급 제안으로 총회에 참석하느라 밀양에 가지 못하는 분들과 함께 밀양에 힘을 보태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진행해 보기로 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우리가 만든 밀양 팜플릿을 들고 사진을 찍은 다음, 페이스북 등에 올려 지지를 표현하는 것. 사실 이것도 파견미술팀이 꽤 오래 전에 A4반전이란 이름으로 시도한 예술행동인데, 이젠 꽤 널리 퍼졌다. 돈을 못 벌어서 그렇지 파견미술팀은 참 훌륭하다. 그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예술인협동조합이 있으니, 그게 바로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요즘 이들을 지지해줄 서포터즈 협동조합 예럴랄라도 띄웠으니 관심있는 분들 눈여겨보시길. 옆길로 샜으나 벗 사무국에서 일하는 도연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하여 바로 찍어 샘플로 올렸다. 그린비에서 일하는 고아영 샘이 가장 먼저 동참해 주셨다. 힘이 났다.

총회 당일. 벗 사무국에서 기언, 진규, 기철 샘이랑 라면 먹고, 총회 장소로 출봘~. 늦을 줄 알았던, 승우 샘과 공룡들이 먼저 와 있다. 나름 내가 사무국인데.. 이런 중요한 행사를 치르면서 긴장이 안 되는 것도 처음인듯. 공간도, 자료집도, 필요한 물품도, 사람도, 프로그램도... 어쩌다 보니 뚝딱뚝딱 어렵지 않게 만들어지고 퍼지는 모습을 보면 순간순간 참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예전엔 워크숍 하나 준비해도 몇 번씩 빠진 거 없나, 긴장하며 점검했는데.. 여긴.. 그냥 다들 알아서 한다. 주-객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이곳은 땡땡책.

오재환 샘이 짓고 부른 <책과 사람 사이>에 영상을 얹은 전미영 샘의 예술행동 동영상을 사전 행사로 틀고, 기언 선배의 창작 축시도 읊고, 오재환 샘과 김설해 샘의 뚜엣 공연도 보는 틈틈, 밀양 지지 선언 사진찍기도 자연스레 진행되었다. 성격 좋은 오연경 샘과 오늘의 사진 담당 호철 샘이 열심히 찍어주셨다. 음식 마련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미니 포드락을 제안했는데, 공룡을 비롯하야 여러 분들이 음식을 싸오셔서 또 훌륭하게 한 상이 차려졌다. 모든 자발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결되는 곳, 여기도 땡땡책.

창립총회에서는 의사결정구조가 만들어지지도, 임원들이 정해지지도 않았다. 사무국만 덜렁 인준되었다. 대의제를 따르지 않는 것, 적정 규모를 넘으면 분화시키는 것, 의사결정시 우리 조합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의 중요성 등이 이야기되었지만 뭔가 개운치는 않다. 그렇다고 딱히 못할 일도 없을 것 같은, 이 기묘한 상황은 뭘까. 여튼, 사무국은 모임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니, 일단 나는 사무국을 잘 만들어보자. 누구나 쉽게 드나들고, 뭔가를 제한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