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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의 일상/땡땡이 인터뷰

진용주 조합원: 여행을 통해 세상에 더 깊이 개입하고 싶어요

지난 11월 12일(수), 조합원 진용주 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제가 용주 님에 대해 아는 바는 오랜 기간 책을 만들어 왔고, 또 책을 직접 쓰고 계신 분이라는 정도였는데요. 사실 저 역시도 ‘책을 만드는 사람’이기에, 오히려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했어요. 혹여나 ‘책은 이래야 한다’, ‘출판은 이런 것이다’라는 당위적인 말들을 듣게 되지는 않을까, 그래서 처음의 설렘과 기대와는 달리 실망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했거든요.

제 걱정과는 달리 ‘책’이라는 형식을 넘어선, 진솔한 삶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책보다도 더 책답다고 할 수 있는 ‘여행’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왔어요. 그리고 묘한 힘에 이끌려 평소에 잘 꺼내지 않는 제 이야기들을 많이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제가 현재 겪고 있는 분노나 아픔들에 대해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공감해 주시는 용주 님 덕분에, 인터뷰를 하러 갔다가 도리어 제가 상담을 받고 온 것 같기도 하네요.

이날 인터뷰는 합정동 모처 카페에서 진행되었는데, ‘당분간 수요일에만 일찍 닫는다’는 카페 주인장님의 정책 덕분에(?) 일찍부터 음주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feat. 해물찜). 인터뷰 내용이 뭔가 취해 있다는 느낌이 드신다면…… 그건 기분 탓일 거예요.^^


* * *

 책과 관련해서 어떤 일들을 해왔고, 현재는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출판사에 처음 취직을 하게 된 계기부터, 현재의 이야기까지 편하게 들려주세요.

어렸을 때부터 출판사에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에요. 동년배 친구들에 비해 군 입대를 조금 늦게 한 편이었는데, 제대 후 참여했던 모임에서 작은 잡지를 만든 것이 첫 시작이었어요(대학 다니면서도 꾸준히 자료집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큰 틀에서는 편집 관련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모임 공간이 출판사와 한 공간을 쓰면서, 곁에서 편집 일이 돌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어요. 제겐 편집 일이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재미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모임에서 2~3종류의 소식지를 만들었는데, 소식지를 눈여겨보던 한 분이 아르바이트를 제안하셨어요. 그분은 교육 잡지를 발간하던 출판사의 임원이었는데, 아르바이트를 몇 개월 하다가 정식으로 직원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마케팅이나 기획 파트 일을 하다가 1년 후에 편집팀으로 발령이 나서 기자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공이 교육이라거나 교육운동을 따로 했던 것은 아니에요. 80년대 후반에 대학에 다녔는데, 89년도에 전교조가 출범하면서 당시에는 대학생들이 전교조 활동에 자연스러운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였어요. 저도 그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첫 직장에서 5년가량 일을 했고, 이후로는 프리랜서와 직장생활을 번갈아 했어요. 출판 쪽으로 꾸준히 외주 작업을 하다 마지막으로 일했던 직장에서 정식으로 단행본을 만드는 정직원이 되었지요. 편집장으로요(^^). 지금은 다시 프리랜서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정, 편집 진행, 기획 진행, 취재, 고스트 라이터(ghost writer), (전문성을 많이 요하지 않는 선에서) 디자인 등 다방면으로 외주작업을 해봤어요.


프리랜서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조직에서 일종의 ‘실패’를 경험했던 것 같기도 해요. 성취 동기랄까, 비전 같은 것을 느끼기 쉽지 않던 시기에 그만두었어요. 동료들 간의 파트너십 문제도 있었고요. 만약 그런 것들을 조직 안에서 충족할 수 있었다면 오래 다녔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 외에, 규칙적이고 틀에 박힌 프로세스가 잘 안 맞았던 것도 있었어요. 제가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회사에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여행 시간을 빼기 어려운 것도 있고요. 직장을 그만둔 이후로 다른 곳을 못 찾은 것도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안 찾은 데에는 그런 것들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프리랜서 생활에서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나쁜가요?

아무래도 불안정한 생활이 나쁜 점이겠죠. 일이 주기적으로 꾸준히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보니, 어떨 때는 일이 갑자기 많이 몰리기도 하고, 또 그러다 보면 본의 아니게 개별 일들에 불성실하게 될 때도 있고요. 그렇게 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죠.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이 더 많아지는 듯해요. 모든 일들이 나의 책임이 되는 것이니, 사실 낭만이나 자유가 있지는 않아요.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대신 공부를 한다거나, 저처럼 여행을 하는 등 자신의 영역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듯해요. 직장 생활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장소와 시간만 옮겨 온 프리랜서 생활이라면 만족스럽지 않겠지요.


책을 한 권 쓰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간단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으세요?

『아시아 평화 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한 권 쓰고 있어요. 2002년에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1년 후인 2003년에 제가 일했던 그 잡지에 기획 제안을 한 뒤 외부 기고로 1년 연재를 했었어요. 연재는 진작 끝났고, 바로 책을 묶자고 했었는데 뭔가 자꾸 보충을 하면서 지금까지 늘어졌습니다, 어쩌다 보니 10년 넘는 프로젝트가 되어 버렸네요.

오래전부터 쓰고 있는 사적인 소개말이 있어요. ‘기억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말이지요. 적어도 몇 권 정도는 그 말에 부합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중 첫 번째가 『아시아 평화 기행』이에요. 20세기의 역사를 기억/기념하고 있는 아시아의 박물관들을 찾아가는 책이지요. 20세기 아시아의 역사는 혁명과 내전, 독립투쟁, 그리고 학살과 증오범죄들로 점철되어 있어요. ‘의지’를 가진 인간들이 서로 적대하며 쟁투했던 역사지요.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그러나 분명하게 편파적으로, 그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 는 제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사건들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싶은지, 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아마 ‘그 작업을 하는 저’를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그거 정말 끝은 나냐고요. 네, 끝낼 겁니다.(ㅠㅠ) 

그 외에 아직 구상 중인 책들도 있는데요, 『일본 미술관 기행』, 『토호쿠 기행』(원래 토호쿠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311 대지진 이후 더 간절해졌어요. 그곳의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폴리 플래닛’ 시리즈(poly planet, 여행 가이드북의 고전인 『론리 플래닛』 시리즈를 비튼 아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여행자의 지리학』 등의 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책들이 모두 흥미로워 보이고, 관심이 많이 가는데요. 특히 『여행자의 지리학』이라는 책이 어떤 메시지를 담은 책일지 궁금해요.

지리학이라는 것이 사실 여행자들을 통해서 만들어진 학문이잖아요. 지리학은 여행자들이 직접 몸으로 체험한 육화된 지식이고, 여행자들이 이러한 지식을 전달하면서 발달한 학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여행자의 지리학’이란 말은 아주 자연스러운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뭉뚱그려진 ‘인문학’과는 다르게, 지리학이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몽골 유목민과 나의 차이에 대해 일깨워주는 것이지요. 자연지리적 차이, 인문지리적 차이가 우리 삶의 의식과 무의식에 어떤 영향을 주기에 그러한 차이들이 발생되는지를 보는 것이에요.

저는 ‘여행자’라는 조건―여행자의 상태, 자기의식 등―이 확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저는 거창하게 “여행이 곧 공부”이고, 그래서 꼭 ‘그랜드투어’ 식의 여행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여행 자체가 세상이라는 큰 책을 한 장 한 장 알아 가는 과정이고, 여행을 통해 세상에 깊숙이 개입하고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이런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명소(스팟)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하거나, ‘부딪쳐서 얻는 게 진짜야’라는 기조하에 준비를 많이 하지 않거나. 후자는 보통 여행 베테랑들 경우가 많죠. 저는 여행지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고 한 지역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가는 것이 그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한 이해가 지역 사람들의 웃는 모습 뒤에 숨어 있는 슬픔을 보게 하고, 많은 결들을 느끼게 하죠. 그것이 여행을 좀더 깊게 만들고 책임 있게 만들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여행자의 윤리’라는 것을 생각하곤 하는데요, 1년 정도 활동했던 ‘프리티베트’ 활동도 그런 일환이었어요. 나와 여행지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친구, 그리고 그의 친구와 가족들……. 티베트 지역의 사람들이 독립을 이야기하다 맞고, 다치고, 죽은 이야기들을 들었을 때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소식을 알게 된 날 새벽에 격문을 써서 여행자들의 카페에 올리고, 여행자들을 길거리에서 만나고 함께 1년여간 활동을 했어요. [진용주 조합원은 2008년 티베트에서 벌어진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여행자들이 연대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글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사동, 광화문 등지에서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다양한 활동을 조직하며 “티베트 해방”을 이슈화하기 위해 노력해 오기도 했고요. 관련한 기사는 ‘여기’ 클릭]

여행을 하는데 그곳의 사람과 문화가 나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저는 여행을 간다면 최소한 위키에 올라온 정보만이라도 읽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여행을 한다면 ‘차이’나 세세한 결들을 느끼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요.

“좋거니, 풍경과 사람과 문화의 아름다움에만 눈을 두지 말자. 그것들이 아름답다면, 그 아름다움 뒤에 혹여 슬픔은 없는지 보자. 슬픔의 자리가 있다면, 그 연유가 무엇인지 묻고 따지고 배우자. 그 슬픔의 자리에 희망을 심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하자.”

― 인터뷰를 마치고서 찾아본 진용주 조합원의 글(“여행자의 윤리 선언”) 중 일부


어느 어느 지역들을 가보셨나요? 그리고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을 꼽으라면 어느 지역을 꼽으시겠어요?

아메리카 대륙(나쁜 표현으로 ‘신대륙’이라고 말하곤 하는 곳)에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았어요.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요. 갔던 곳을 또 가는 것을 좋아하죠. 일본만 해도 70여 번 갔고, 중국도 열댓 번은 갔어요. 그래도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죠. 저는 차이 속에서 익숙함이 만들어지고, 익숙함 속에서 차이가 더 잘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만약 누가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유럽에서는 베니스와 베를린, 아시아에서는 서몽골, 야마가타, 나라 지역을 추천하고 싶어요. 베니스가 유럽 구 역사의 정수를 보여 주는 곳이라면, 베를린은 구 역사와 동시에 혁신, 근대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잘 공존하고 있는 곳이지요.

무엇보다 몽골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귀신’ 같은 것도 잘 안 믿는 스타일인데, 몽골에 갔을 때 ‘내가 전생에 여기에 살았거나, 후생에 여기에 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곳의 물과 바람, 흙이 나와 참 잘 맞는 것 같단 느낌이었죠. 여행하는 내내 마음속에서 ‘깔깔깔깔’ 웃음이 나는 듯했어요. 국내 여행도 웬만한 곳은 다 가보았는데 울릉도와 진도에 갔을 때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요.



▲ ‘책 만드는 사람’, ‘책 쓰는 사람’보다 ‘여행자’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진용주 조합원


조금 전에 “차이 속에서 익숙함이 만들어지고, 익숙함 속에서 차이가 더 잘 느껴진다”라고 하신 말씀이 알 듯 말 듯하네요. 좀더 상세히 듣고 싶기도 하고요.

대학에 다니던 1990년에 첫 해외여행을 갔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인데) 안기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주의권 국가와 자본주의권 국가들을 순회를 시켜 주는 프로그램으로 갔던 것이에요.

그중에서도 이제 막 개방되기 시작한 상해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지요(물론 당시 중국은 천안문 사건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긴장감이 감돌고 있기도 했어요). 이런저런 장면들이 아직도 생각나는데, 퇴근 시간 무렵 차창 너머로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다가 왈칵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있어요. 누구는 들떠 있고, 누구는 지쳐 있고, 누구는 또 무감해 보이고, 그런데 일이 끝나니까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는구나, 집이로든 친구들 곁으로든 어디로든 가야 하는구나, 사람들 사는 게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여행책 중의 하나인 『중국기행』에서 폴 써로우는 청도의 한 골목의 저녁 모습에서 강하게 삶의 기미를 느꼈다고 이야기해요. 사람들이 밥 지어 먹는 소리, 그 냄새, 온기 같은 것들을 느끼면서요, 여행을 하다 보면 이렇게 삶의 항구성, 혹은 사람살이의 공통분모 같은 것을 느끼게 될 때가 있어요. 물론 그것만큼 사소하고 시시한 차이들이 의외로 뛰어넘기 어려운 간극을 만드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 점들을 발견하면 여행지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익숙함과 차이를 발견하는 과정들 속에서 여행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섭외하느라 문자 주고받을 때에 공부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요즘 어떤 공부들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땡땡책에서는 하승우 땡초가 진행하는 길잡이 독서회에 나가고 있어요. 일본어 강독회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요즘 가라타니 고진을 읽고 있지요. 일본에 많이 다니기는 했지만, 사실 히라가나 읽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아요. 문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겨우겨우 읽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더라고요. 읽으면서 문법이며 표현들을 알아 가는 중입니다.


일본 여행을 자주 하셨다기에 일본어가 능숙하신 줄 알았어요. 여행하는 데 불편함은 없으셨나요?

기본적으로 여행지에서 운빨이 따랐던 게 있어요. 말을 잘 못하는데도 참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심지어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술을 얻어 마신 적도 많아요.

그리고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여행지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던 것이 그런 운을 따르게 했던 것도 있지요. 이를테면 서교동에 온 어느 여행자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혹은 ‘전쟁없는세상’을 찾아왔다고 한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무척 반갑고, 어떤 생각으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많이 궁금하겠지요. 여행지에서 저를 만났던 사람들도 아마 그랬던 것 같아요. 나라에 여행 갔다가 ‘무로지’(室生寺)를 안다는 말에 스시를 얻어먹은 적도 있고, 도쿄에서는 작은 주점에서 만난 어떤 분과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섞어 가며 무려 6시간을 대화한 적도 있어요. 여행을 다니다 보면, 평소의 생각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곤 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갑자기 막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땡땡책에서 여행 관련한 일을 기획해 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계획이 있으신가요?

안 그래도 여행 관련한 일을 생각은 해보고 있어요. 코스도 생각해 둔 것이 있고요. 독서회 주제도 제안하고 싶은 것들이 몇 있기는 해요. 지금 벌여 놓은 일들이 많아서, 어느 정도 수습되면 진행해 보려 합니다. (같이 사는 식구가 일을 자꾸 벌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자리를 뜨기 바로 직전, 기습 질문) 아 참, 뜻밖에도 ‘맛집’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용주 님 인터뷰를 간다고 하니, 맛집 알아오라는 요청들이 쇄도하더라고요. 맛집 추천 해주실 수 있으세요?

일률적으로 ‘맛집’을 정해 추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예컨대 홍어가 맛있는 집을 추천했는데, 그 사람이 홍어를 먹지 못하면 의미가 없겠죠. 그 사람이 평소에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분위기의 가게를 좋아하는지, 어느 정도의 가격까지 지불할 수 있는지 복합적인 고려와 기억과 관계들 속에서 ‘맛집’이 된다고 생각해요.


▲ 술을 부르고 대화를 부르던 푸짐한 해물찜


책도, 여행도, 맛집도 ‘관계’ 속에서 생각하는 진용주 조합원과의 인터뷰는 장장 6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지면의 한정된 분량, 민감한 주제들로 인해 몇몇 이야기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많이 아쉽기도 하네요. 여기에 다 싣지 못했던 이야기들은 차차 풀어 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좀더 가까운 사이가 되어 언젠가는 용주 님께 맛집 추천을 받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네요.


조합원 인터뷰 3탄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