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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책 주요활동/행동독서회와 연대의 현장

공익단체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 "바로"

공익단체와 노동조합, 가깝고도 먼 사이

 

아이러브쿱 운영자 주수원

 

평화를 주제로 우린 만났습니다

함께일하는재단 사례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지난 610일 땡땡책협동조합 조합원의 날이었습니다. ‘평화를 주제로 각자 책을 가져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편에서 하승우 선생님이 심각하게 다른 분들과 상담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쉬는 시간에 다가가 들어보니 함께일하는재단 노조에서 재단 측과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상담하고자 오신 것 이였습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대표적인 중간지원기관이자 공익재단인데 얼마나 문제가 심각하길래 그럴까란 생각을 하며 잠시 궁금해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의 주제인 평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후 하승우 선생님이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노조가 싸워온 경과와 함께 재단의 문제에 대해 비판을 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오랫동안 곪아 온 재단의 문제는 참으로 심각했고, 그 글에 관심 가진 분들을 중심으로 노조의 활동을 지지하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땡땡책협동조합의 많은 조합원들이 함께일하는재단의 문제점에 분노해 모이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분노케 했던 부분

우리를 분노케 했던 부분은 무엇보다 이름이 무색하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부당해고를 일삼는 함께일하지 않는 재단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정규직 티오를 2년 계약직으로 바꿔나가며 경영진의 입맛 길들이기로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부당해고자가 소송을 하여 중노위에서 부당해고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음에도 재단측에서는 이행강제금 등 2년째 1억원의 소송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와중입니다. 이는 함께일하는재단 정관 제1조의 실업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인하여 빈곤과 사회적배제가 심화되고 있는 노동세계에서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다양한 실업극복 활동을 지원하여 품위있는 노동의 확보의 목적과 상반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공익재단으로서 함께일하는재단이 일부 운영진에 의해 사유화되며 무분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함께일하는재단은 IMF 국민성금으로 모인 1,142억원 중 실업자에 지원하고 남은 400억원을 종자돈으로 만들어서 현재 기본재산만 360억원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이자수입만 38억원, 모금 90억원(2012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공익재단의 자금이 주먹구구식으로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었고, 노조의 문제제기로 관리감독기관인 노동부가 지난 1월 감사를 실시하여 실태를 일부 밝혀졌고, 이 부분은 SBS에도 보도되었습니다.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568219 )

업무와 무관한 국제행사에 참석하는데 450만원을 지원받고, 재단 이사 3명이 2600회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용하면서 용도를 기재하지 않은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연대를 모색하다

우리는 4차례의 모임을 통해 함께일하는재단의 문제를 공유하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갔습니다. 일반 기업과 달리 투쟁의 대상도 불분명하고, 재단을 민주적인 구조로 재편하지 않고서는 일부 임원진이 바뀐다고 한들 문제는 되풀이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보수진영이 공격할 빌미를 주거나 이러한 문제제기를 이유로 공익재단을 국가가 환수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앞섰습니다. 또한 그동안 재단 내외부로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경제의 여러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얽혀서 대립하는 부분도 있었기에 문제를 해결해가기가 더욱 어려워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부당해고와 부당징계 등으로 고통받는 내 이웃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를 해결 할 만큼의 힘과 의지도 부족할 수 있고, 이웃의 고통에 무뎌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바로잡지 않는다면, 내가 고통 받을 때 누가 함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뜻을 함께하는 땡땡책협동조합 조합원들은 94일에 아래와 같이 함께일하는재단 앞에서 집회도 했습니다.



 

바로, 바로잡을 수 있길!

논의가 진행되면서, 이 문제는 비단 함께일하는재단만이 아닌 공익재단이나 시민단체에서 반복되어온 문제이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 뜻이 모여져 지난 912일 오후 7, 인권중심사람에서 공익단체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이하 바로’)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바로는 우리가 가진 모순과 갈등을 지금 바로, 바로 세우자란 뜻입니다.



'함께일하는재단' 사례, '평화박물관' 사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노동조합' 사례를 공유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개방형 이사제도 도입, 산별노조와 같이 활동가일반노조를 만드는 것,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적용되는 표준노동약관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0235 )

 

무엇보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며 힘들어하던 게 나 혼자만은 아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어렵게 느껴집니다. 함께일하는재단 측에서는 9410명 안팎의 직원들에게 징계통보를 했습니다. 또한 명망가 위주로 움직이는 공익단체에서 개별 활동가들의 목소리는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고 미약하지만, 결국 이런 목소리가 모여 함성을 만들어내고, 사회를 바꿔 나가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땡땡이들이 열심히 외쳐대는 경종의 목소리는 증폭되어가며 큰 울림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경종을 울리고 싶으신 분들을 기다립니다.

 

공익단체 바로세우기 페이스북 그룹: https://www.facebook.com/groups/barorightnow

함께일하는재단노동조합 블로그: http://blog.naver.com/wtun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