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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당간당 인터뷰 - 김영미 조합원 김영미 조합원 간당간당 인터뷰 ~ * 어쩌다 땡땡이가 되셨는지? 저는 좋아하는 손희정 선생님이 땡땡하시는 것 보고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가입하게 되었어요. *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저는 영화제 일을 하고 있고요. 얼마 전까지는 손희정 선생님이 예전에 하셨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했었고요. 작년은 아세안 영화제를 했어요. 지금은 아랍영화제를 하고 있어요. 영화제 날품팔이로 살고 있습니다. (웃음) 그리고 지금 제가 상담심리 공부하고 있어서 나중에는 상담 쪽으로 일을 하고 싶어요. * 선생님에게 땡땡은 뭔가요? 저에게 땡땡은 ...... 활력소? * 그런데 거의 못 오시잖아요? 거의 못가는데 그런데 페북은 진짜 열심히 보고 있거든요. 여성영화제는 제가 생각.. 더보기
간당간당 인터뷰_박진환 땡땡이 2015년 5월 22일, 저녁. 간만에 금산에서 상경한 박진환 샘을 '아이처럼 살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도서관 앞에서 만나 종로바닥에서 치맥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다 땡땡이가 되었나? 환. 전유미한테 끌려왔다. 촌에서 땡땡책협동조합이 뭐하는 곳인지 어찌 알았겠나. 스스로를 소개하면? 환. 논산훈련소가 있는 논산에서 열심히 아이들하고 산다. 논산내동초등학교에서 지금은 체육 전담을 맡고 있다. 초등교사가 담임 아니면 교과 전담이지 뭐. 윰. 하던 일도 많지 않나? 환. 다 그만뒀다. 옛날엔 전교조 지역 사무국장도 하고, 참교육실천부장도 하고, 이러다가 초등도 교과모임이 있어서 전국국어교과모임 연수국장, 사무국장, 회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다 일찍 단명했다. (능력자다^^;;) 대기업과 똑같아서 4.. 더보기
.자음과모음 바로잡기. .땡땡책협동조합_목소리 더하기_여드렛날. .자음과모음 바로잡기. .땡땡책협동조합_목소리 더하기_여드렛날. .우리에게 보다 바람직한 일은 .차라리 사납게 덤벼드는 것이다.... .아주 조그만 기쁨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고통을 주는 자들을 힘차게 막아서 .무찌르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 세계를 .우리의 집처럼 만드는 것이다! ― 브레히트, 「「세상의 친절」과 대립되는 노래」 가운데(『살아남은 자의 슬픔』, 김광규 옮김, 한마당, 1985) 오늘은 땡땡 사무국과 '땡벗'이라 불리는 교육공동체 벗의 김기언 설원민 김도연 최은정 샘을 비롯하여 나무그늘 옥지인 샘, 현실문화에서 일하는 이용석 샘, 출판노조 이승한 샘이 함께했습니다. 어제 조합 블로그 땡.글.땡.글에 게재한 미선 샘의 서평 http://00books.tistory.com/1.. 더보기
[서평모임-5월]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미선) 못 미선 자음과모음 사옥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후 집에 돌아와 책을 펼쳤다. 모임 전까지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한편으로 있었지만, 한가롭게 앉아 있다가 책장에서 이 책(무려 브레히트 시집)을 스윽- 빼들어 읽게 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도 한편 들었다. 조금은 격앙되어 있었고, 그런 만큼 눈에 잘 들어오겠거니 했는데, 막상 그렇지는 않았다. 한두 대목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시들도 눈에 들어오지를 않고, 겉도는 느낌이다. 애초에 시집을 하룻밤에 읽는다고 했던 것 자체가 무리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다 “벽에다 못을 박지 말자”는 시구가 모래알 씹듯 ‘걸리적’거렸다. 1.벽에다 못을 박지 말자.저고리는 의자 위에 걸쳐 놓자.무엇 때문에 나흘씩이나 머무를 준비를 하느냐?너는 내일이면 돌아갈 것이다. (.. 더보기
[서평모임-5월]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용석)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용석 혁명의 무기가 되는 시, 김남주와 베르톨트 브레히트 베르톨트 브레히트라는 이름을 처음 본 건 고등학교 때였다. 아마도 고3 때로 기억하는데, IMF가 온 나라를 휩쓸었고, 울 아버지는 회사가 망해서 퇴직금도 못받고 실업자가 되었고, 나와 동생은 학원 다니던 것을 모두 다 끊어야 했다. 여름방학 때였다. 집에서는 공부가 안 된다는 핑계로 동네 독서실을 다녔는데 아침 먹고 독서실로 가서 만화책과 소설 책을 좀 보다가 11시가 넘으면 어슬렁어슬렁 동네 돌아다니며 오락실에서 오락도 한 판 하고 대충 점심 때 맞춰 집으로 돌아가고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라디오에서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듣고 노랫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안치환 5집 테이프를 샀다. 안치.. 더보기
[서평모임-4월의 주제 '10년 전 읽은 책'] 곽재구, 《사평역에서》 나에게도 오월이 있을까-곽재구 시집 《사평역에서》 양똘 입에 담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내가 평생을 살고, 심지어 한 번 더 산다고 한들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일들이 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했고 나는 거기에 빚을 진 채로 살고 있지만, 아니 살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말하기 어려운 일들. 그것들을 통칭해서‘오월’이라고 불러도 될까.나는 1985년에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기 5년 전쯤에도 그런 ‘오월’이 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걸 의식하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1980년 5월 18일이라는 활자는 교과서에서, 또 다른 교육 자료들에서 예사로 보았겠지만 주변의 일상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일은 명백히 ‘없는’ 일이 되고 만다.그래서 ‘오월’을.. 더보기
[서평모임-4월의 주제 '10년 전 읽은 책'] 송두율,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 아직은 너무 이른 이야기가 되어버린 과거의 책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를 읽고용석 10년 전에 읽은 책으로 내가 고른 책은 송두율 교수가 쓴 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번에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다.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재미가 없었다. 예전에 굉장히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 있고, 당시와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견주어서 다시 읽어도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다. 따라서 이 서평은 책 내용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예전에 이 책을 어떻게 재밌게 읽었는지를 이야기하고, 그렇다면 지금은 왜 재미가 없어서 다 읽지도 못했는지 이유를 밝히는 글이다.. 이 책은 2007년에 4월 말에 나왔다. 아주 정확히 10년 전은 아니다. 책 뒤쪽 면지를 보니 나는 이 책을 2007년 6월에 읽었다... 더보기
거리에서 조합원들을 만나다 거리에서 조합원들을 만나다 .2015년 5월 21일_자음과모음 사태_땡때책협동조합_목소리 더하기_셋째날. 출판노조 박진희샘과 박세중 샘, 그린비 분회 김미선 샘과 김효진 샘, 땡땡 옥지인, 이용석 샘이 함께 했습니다. 스페셜 게스트로 이동슈 샘이 간밤에 그려주신 작품도 함께 했어요~ .2015년 5월 22일_어떤 하루. #1. 자음과모음 부당인사에 대한 피케팅 나흘째. 그린비 분회 이민영 샘과 김재훈 샘, 땡땡의 친구출판사이기도 한 숨쉬는책공장의 강준선 샘, 명예는 지들이 다 말아먹었으면서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박세중 샘이 함께 했다. 물론 번개처럼 만들어진 동슈샘의 작품도... 다음주 화욜에 피케팅을 함께하기로 한 김영미 샘도 만나고, 출판노조의 전 집행부 분들이 무리지어 지나가며 화이팅을 외쳐주기도 .. 더보기
간당간당 인터뷰 - 박세중 땡땡이 ( 가입 당시 옛 사진 :-] ) * 어쩌다 땡땡이가 되셨나요? 여러차례 모임에서는 이야기했는데 술을 먹다 보니. 양똘이 가입서를 들이 밀었고.... * 그 전엔 땡땡책에 왜 오셨죠? 언론노조 출판노조협의회에서 땡땡을 염탐하러 왔었죠. 여러 모임이 있는 것 같은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파악을 해보자 했다가. 술 몇 잔 먹고. 가입했어요. (웃음) 조합원이 된 지는 1년이 넘었죠. * 한 1년 넘게 경험한 바로 땡땡은 뭐하는 곳인 것 같아요? 아직도 뭐하는 데인지 모르겠어요. SNS는 땡땡에서 모토로 삼고 있는. 책의 유통구조를 바꾸는 활동이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노동으로 책을 만들고.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노조활동을 알리는 곳으로 쓰고 있어요. 정말 좋았던 것은 ... 술먹는 것도 좋은데, .. 더보기
간당간당 인터뷰 - 옥지인 땡땡이 땡땡책 응원주점에서 새롭게 조합원으로 가입하신 옥지인샘이 자음과 모음 피켓시위 현장에 오셔서 간당간당(간단?! 간다?!)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나요? 페북으로는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신양샘하고 사회적경제 공부 모임을 했었는데. 거기서 땡땡책협동조합 뭐하는 곳이에요 물어봤었어요. 나중에 자세히 물어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계속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땡땡책 응원주점을 한다고 하길래. 주점 가서 물어봐야지하고 갔던거에요. 주수원샘, 신양샘, 정연샘 이구경숙샘 앉아 있는데. 땡땡책 조합이 뭐하는 데에요. 물어보니깐 다들 "그러니까요.... 같이 책도 읽구요... 건강한 노동으로 책을 만들자고 주장하고요. 그러고 우리가 뭘하지?" 그러는 거에요... (웃음) 신양샘이 "가입을 하면.. 더보기
땡땡책협동조합_목소리 더하기_둘째날 땡땡책협동조합_목소리 더하기_둘째날 #. 어제오늘 언론노조 출판노조협의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음과모음 부당전직 해결을 위한 싸움에 목소리를 보태면서, 당사자를 비롯해 연대하고 있는 이들이 이 과정을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힘겨움이나 가치야 기본 옵션일 테고, 그래서 그 ‘찍’소리 내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들 되었느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작자들이 비아냥거릴 때, 적어도 그곳에서 겪은 모멸보다는 지금이 좋다고, 이 싸움을 통해 사람다운 이들을 만났고 다른 삶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2013년 여름에서 가을, 승우 샘을 처음 만나, 하고 싶던 아렌트 공부 대신 아나키즘 공부 모임을 함께하면서 얻은 “우리는 날마다 승리한다”는 그레이버의 교훈.. 더보기
건강한 노동 150519. 건강한 노동. “우리는 함께 책 읽기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연대하며 자율과 자치를 추구하는 독서 공동체로, 건강한 노동으로 책을 만들고 합당한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간다.”_땡땡책협동조합 정관 목표 2013년 10월, 땡땡의 사무국을 맡게 되면서 내가 가장 중심에 놓은 것은 노동이었다. 우리교육 사태의 아픈 경험도 있고, 노동을 팔아야 삶을 지속시킬 수 있는 임금 노동자로서의 자리에서 나는 늘 궁금했다. 무엇이 불행한 삶을 양산해 내는지, 질 높은 노동 환경은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모두가 현실은 원래 그런 거라고 말할 때, 생소한 사람들과 연을 맺으며 새로운 꿈을 꾸었다. 땡땡에서라면 내가 바라던 삶을 실현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무국.. 더보기
봄날의 주책 봄날의 주책 지난 15일에 열린 ‘봄날의 주책’ . 땡땡의 안정적인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꾸린 응원 주점, 가결산을 해 보니 지난해보다 좀 많이 빠질 것 같다. 저마다의 절박함으로 후원주점을 여는 단체들이 많아 공격적으로 티켓을 팔기가 주저된 측면이 크고, 후원주점이란 원래 재정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폭리를 취해도 괜찮다는 불문율에 대해 준비하는 이들이 불편해해서 오는 사람들이 기분 좋게 머물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맞물린 결과가 아닐까 싶다. 술은 맥주가 4천원이었음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닥 많이 팔리지 않았고, 빈집에서 만들어 공급한 수제맥주가 반응이 좋았다. 우리 주점을 찾는 사람들은 술보다는 공룡들이 정성껏 만든 고퀄 안주와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돈독히 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기.. 더보기
300과 1,350, 숫자과 현실 사이. 300과 1,350, 숫자과 현실 사이. 어제는 호철과 함께 세상에서가장작은도서관에 보낼 책 1,350권의 배송 준비를 마쳤다. 24개 출판사에서 보낸 45종의 책을 90권씩, 30박스로 나눠 담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도서관 팀과 협의하고, 공급 계약을 맺고, 추천할 책 리스트를 출판사에서 2배수로 받고, 보내주지 않은 곳은 공개된 데이터에서 채우고, 예산과 종수에 맞춰 책 리스트를 확정하고, 각 출판사와 공급률 협의를 하고, 주문서를 넣고... 여기까지는 간단한 문서작업과 소통으로 수월하게 진행됐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주문한 책들은 월요일부터 들어오기 시작했고, 오가는 책 규모가 늘자 자연스레 한강 물류가 뚫렸다. 출판사에서 출고한 후 빠른 곳은 하루만에, 늦는 곳은 사흘이 걸려서야 책이.. 더보기
150512_의미있는 거래 150512.화. 의미있는 거래 땡땡을 열고 처음으로 1천만원대 책거래가 성사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팀과 땡땡이 함께 농어촌 작은 학교와 청소년단체 30군데에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보내는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리스트를 알아서 정하고 도서총판을 통해 책만 공급받던 작업인데 땡땡과 협업하면서, 작아서, 혹은 공급률이 맞지 않아 납품시장에서 배제되어온 작은 출판사들의 책들이 자연스레 메인으로 추천되고 리스트화되었다. 진규샘께 인디자인을 배운 땡벗 도연과 은정은 디자인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일거리를 달라했는데, 이번에 추천한 45종의 도서목록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땡땡과 함께하는 24개 친구출판사에서는 저마다 펴낸 책들 가운데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 목록을 보내주었고, 상.. 더보기
4월 조합원의 날 4월 조합원의 날, 주제는 사진이었어요. 좋아하는 사진집이나 함께 나누고픈 사진을 가지고 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필립 퍼키스의 사진집 수진샘이 가지고 온 멋진 패션 사진이 모인 책 새로운 조합원 은아씨와 함께 좋은 사진을 함께 본는 일은 참 즐거워요. . 알래스카의 이야기와 사진이 곁들여진 책 수진샘이 가지고 온 옛 사진들 수진샘을 찾아라 여러권의 사진집을 가지고 오신 용주샘 국내, 일본, 미국을 넘나들며 여러가지 사진집을 가져오셨어요. 저는 듀안 마이클의 가 기억에 남아요. 더보기
[서평모임-3월의 주제 '한국소설'] 김소진, 《신풍근 배커리 약사》 고향 같은 소설 속 불편함의 정체 -를 읽고 용석 아마도 10년 전쯤, 20대 중반에 김소진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친구 생일 선물로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을 준다는 것이 그만 김소진의 『자전거 도둑』을 사게 되었고 선물로 주기 전에 읽었던 것이다.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련한 느낌 같은 것만 기억나는데 그 뒤로 김소진 소설을 찾아 읽으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봐서 크게 인상 깊지는 않았던 거 같다.그러다 5년 전쯤, 30대 초반에 우연한 기회로 『장석조네 사람들』을 원작 삼아 만든 연극을 보게 되었고, 책도 찾아 읽었다. 이번에는 확실한 느낌이 왔다. 그래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까지 사서 읽게 되었다.서평쓰기모임에서 선뜻 김소진을 선택한 까닭은 『장석조네 사람들』을 읽을 당시 그 느낌이.. 더보기
[서평모임-3월의 주제 '한국소설'] 공선옥, 《꽃 같은 시절》 “할머니들이 시야”―공선옥, 을 읽고 양똘 실은, 읽으려던 책이 따로 있었다. 좋아하던 남성 소설가가 쓴 재기 넘치는 제목의 소설집이었다. 그런데 한 문장, 한 문장, 읽어 넘기는 일이 곤욕이었고, 한 편을 겨우 읽어냈을 때는 불쾌함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 작가가 여성 인물을 그려내는 시선에 욕지기가 났다.이 작가가 변한 것이 아닐 터였다. 근 몇 년간 변한 것은 나다. 서평 쓰기로 한 기한은 며칠 안 남았고, 급히 책장을 훑었는데 이 소설이 눈에 띄었다. 공선옥의 . 할매들이 마을을 지키는 투쟁을 다루고 있다는 것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출간 당시에 주변 사람들 입에 꽤 오르내렸던 것 같은데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과거의 나에게는 그다지 의미 있는 얘기가 아니었다. 할매들의 투쟁이라는 것도, .. 더보기
[서평모임-3월의 주제 '한국소설'] 황정은, 《파씨의 입문》 조그만 사랑의 시작-『파씨의 입문』 황정은 소설집, 창비 2012 순돌 세상은 무정한 곳이어서 한때 “친형제도 외면하고 있던 상황에” “친척으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주”(「야행」 28면)었던 아우 내외에게도 처지가 달라지면 푸대접을 면키 어렵다. 황정은 소설 속 인물들은 때로 불청객이 되어 자신을 반기지 않는 세계의 적나라한 민낯 앞에 던져지고 만다. 밤길을 헤매 어렵사리 친지를 찾은 중년 부부는 모진 문전박대를 당하고, 노인은 방문객에게도, 자식에게도 보잘것없는 존재로 여겨질 따름이다(「묘씨생」).하지만 이 보잘것없고 초라한 존재들이 서로 사랑을 할 때, 무정한 세계의 풍경은 조금 달라진다. 「야행」의 아우 내외는 잠들려다가도 깨서 원치 않는 손님이 찾아오지 않도록 불 단속을 하지만, 「대니 드비토」.. 더보기
[서평모임-3월의 주제 '한국소설'] 김애란, 《침이 고인다》 가슴속에 하나쯤 품은,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미선 이렇게 힘든 날이 다시 또 올까 싶었던 사회초년생 시절, 1.5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이 책을 만났다. 그즈음 텔레비전을 켜면(물론 고시원 방에는 텔레비전이 없었다) 「미생」도 아닌 냉혹한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었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혹독한 독설을 듣고 견뎌내야 함을 강요당하는, 그래야 ‘발전 가능성이 있고, 성격 됨됨이가 좋은’ 참가자로 그려지는 장면들을 보며 그게 마치 나 자신인 것 같아 많이도 울었다. 다 어른이 된 것 마냥 큰 가방 하나에 짐을 싸 호기롭게 집을 나섰던 나는 생전 처음 느끼는 아픔의 원인을 누구에게 묻지도, 탓하지도 못한 채 그저 시간을 견뎌야 했다. 열차는 눈먼 물고기처럼 인천을 빠져나와 북쪽으로 달려갔다. .. 더보기